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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Day But Today/오늘 쓰는 어제 일기

[어제 일기] 핸드폰 없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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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출근하면서 핸드폰을 잊고 나왔습니다.
집에 다시 돌아가서 가져오자니 이미 출발한 차를 돌릴 수 없었습니다.

오늘 하루 핸드폰 없이 지내지 뭐

늦게 출근하는 남편에게 제 핸드폰을 꺼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꼭 전화를 받아야 하는 직업도 아니고 급한 연락 올 곳도 없고
PC로 카톡 메신저를 쓸 수 있으니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자리에서 잠시 일어날 때마다 습관처럼 핸드폰을 찾고 주머니를 더듬다가
핸드폰이 집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곤 했죠.
그럴 때마다 보면 핸드폰을 찾는 이유는 그냥 습관일 뿐 딱히 중요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시계를 본다거나, 인터넷 검색을 한다거나 하는 일 정도.
시계는 손목시계나 벽시계를 보면 되고, 인터넷 검색은 그냥 컴퓨터로 하면 해결됩니다.
그럼 오히려 편하죠.

사실 최근에 하고싶은 것들이 많아 시간을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는데,
가장 큰 과제는 핸드폰을 보고 있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앱이 있나 찾다가 제 행동의 모순을 발견했습니다.

핸드폰 사용을 줄이고 싶다면 왜 앱을 찾고 있는가!! 앱은 핸드폰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순간 엄청난 깨달음이라고 생각한 나는야 멍충이! (ㅋㅋㅋㅋㅋ...ㅠ...)

그렇게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 추천으로 핸드폰을 방치하는 캐시앱을 발견해서 사용중입니다.
앱을 켜둔 상태에서 핸드폰을 엎어놓으면 앱에서 시간을 재고 그 시간만큼 얼마씩 포인트를 주는 방식입니다. 승부하는 건 아니지만 괜한 승부욕 발동. 핸드폰이 눈앞에 걸리긴 하지만 뒤집기는 망설여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ㅎㅎㅎㅎ) 
캐시앱은 잘 사용하지 않았지만, 핸드폰 보는 시간을 줄이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잘 사용 중입니다. (뜻밖의 앱 후기)

핸드폰이 없는 김에 생각나는 일이 또 있습니다.

평소에 길을 걸으며 핸드폰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지하철이나 횡단보도에서요.
무엇보다 위험하고, 앞을 안보고 걷는 탓에 본인이 길을 막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거든요.
갑자기 이유 없이 가다 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사람도 있는데
뒤에 따라가다보면 의도치 않게 부딪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동차는 아니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다중충돌이 일어나면 서로 얼마나 민망하겠어요.
그러다 가끔 심술이 나면 실수인 척 치고 지나갈까 하는 충동이 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길을 걸을 때 핸드폰을 아예 주머니에 넣고 이동하는 편입니다.
물론 저도 한군데 서거나 앉으면 핸드폰을 봅니다.
할 게 없으면 바탕화면이라도 봅니다(ㅋㅋㅋㅋㅋ)
아무튼 다른 사람에게 그러지 말라고 할 순 없지만 적어도 저는 그러지 않을겁니다.

다시 돌아와서,
핸드폰이 없는 하루 중 가장 불편했던 건 버스도착시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저로서는 나름 중요한 정보인데.
그런데 이것도 큰 문제는 아닙니다. 버스 정류장에 가면 전광판에 뜨거든요. (ㅎㅎㅎㅎ)
예전에 버스 실시간 앱과 전광판이 없을 땐 어떻게 살았나 모르겠습니다.
내가 오기 직전에 버스가 지나간 건 아닐까 해서
먼저 서 있던 사람한테 **번 지나갔어요? 라고 물어보곤 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잖아요.

세상 참 좋아졌다는 말을 하지 않을겁니다!
늙은이 같으니까요. 난 늙지 않았어요. 그냥 전에 어땠는지 알 뿐이예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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