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뚜벅이입니다. 버스를 두번 환승해야 회사와 집에 도달할 수 있어요.
다행히 들고 다녀야 하는 짐이 없어서 가볍고, 기다리는 시간을 그리 싫어하지 않는 편이라 잘 다니고 있어요.
물론 날씨가 심술을 부리면 저도 덩달아 콧김을 발사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G버스 모니터에서 기억에 남는 짧은 영상이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과 잘 하는 일을 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행복할까'라는 주제로 연구한 내용이었어요.
이 질문은 잊을만 하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진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나, 구직할 때마다 수없이 자문하곤 했으니까요.
게다가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하면서, 또 오늘같이 우연찮게 이 질문을 만나면 때마다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 질문의 생각 끝에 도달하게 되는 아주 개인적인 결론은 있습니다.
솔직히 이 질문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도, 잘 하는 일을 시작해도 결국 행복해진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우선 좋아하는 일을 시작했다고 생각해 볼까요?
좋아하는 일을 시작했는데, 잘 하면 완전 최고죠.
하지만 좋아하는 일에 '못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에 만족한다'는 것은 참 드문 일입니다.
더 잘 하고 싶어지겠죠. 왜냐하면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좋아하는 일을 전보다 더 잘 한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마다 행복감을 느낄겁니다.
게다가 '이 정도에 만족해'라고 생각했다면 그 사람도 이미 행복한거잖아요!
이번엔 잘 하는 일을 시작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못하는 일도 계속 하다보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일반입니다.
보통 내가 잘 하는 일을 싫어하나요? 주변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이 따라올테고, 실력도 계속 느는데 말이죠.
일만 떼어놓고 보면 잘하는 일을 싫어할 리가 없습니다.
다만, 잘 하는 일을 하면서 더 좋아하는 일을 바라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행하게 느끼는 게 아닐까요?
하지만 그건 비교하지 않으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잘 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내가 하기에 따라 좋아하는 일도 잘하게 될 가능성을 가진 것입니다.
잘 하는 일들이 늘어나서 더욱 행복하겠어요.
제가 너무 긍정적으로만 생각했나요?
그래도 정리하고 보니 영상의 결론과 저의 결론이 다르긴 하지만 큰 편차가 있진 않습니다.
영상의 결론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잘 하는 일을 하는 사람보다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으니까요.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잘 하는 것이 중요할까?'라는 질문이고, 또 하나는 잘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표정이 슬퍼보이게 그린 부분 때문입니다. (일러스트인데 입꼬리가 내려가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이 질문이 중립적이지 않고, 슬프게 그린 일러스트는 잘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불행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일러스트의 표정이 잊히질 않아요!
괜한 시비에 거대한 오지랖일 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중요한 시기에 이런 내용의 영상을 보면서 너무 주관적이고 무책임한 결론을 강요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버스는 남녀노소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이고, 게다가 매체는 무심코 보는 것 치고 정말 강력한 힘을 갖고 있으니까요.
그냥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일을 하던! 상대적인 행복이 아니라 그냥, 그냥 행복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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