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구들은 봄에 행사가 다 모여있어서 챙기기 좀 힘들겠네~"
지난 주 저녁을 같이 하던 날 시어머니는 제게 위로하듯 말을 건네셨습니다.
1월에 설, 2월에 시어머님 생신과 남편 생일, 동생 생일 3, 4월엔 엄마 생신, 시아버지 생신, 곧바로 5월!
때마다 그냥 넘어가자, 넘어가자 해도 5월은 가정의 달!
다른건 몰라도 어버이날에 양가 부모님과 아직 1호밖에 없는 조카의 어린이날은 챙겨주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죠.
그렇다고 대단한 걸 준비하는 건 아니지만 시간이나 물질적으로 여유있다 말할 순 없으니 미안함과 짠함이 공존하는 날들입니다.
*
어제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 고맙게도 휴일이었습니다.
덕분에 여유있게 수원에 있는 친정에 다녀왔어요.
마침 일이 일찍 끝나는 남편과 함께 엄마가 차려준 탱탱한 장어를 맛있게 먹고 왔지요!
그리고 우리 이쁜 남편이가 울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
얼마 안 되는 비상금을 털어 목걸이를 샀어요. 선물 받은 건 내가 아니지만 너무나 감동했어요.
정말이지,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게 습관이 안되어 있어서 글 쓰다가 사진 안찍은 걸 후회한다니까요.
이런건 자랑해야 하는데!
엄마 목에 목걸이를 걸어 주면서 '엄마가 악세사리를 한 걸 본 게 언제더라' 생각해보게 됐어요.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전에 제가 선물 해주고 싶어서 엄마랑 쥬얼리샵에 간 적이 있었는데 '엄마는 악세사리 귀찮아서 싫어'라면서 한사코 거절하셨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사위가 주는 깜짝 선물은 진짜 좋아하시더라구요.
엄마도 여잔데 예쁜걸 싫어 할 리가 없죠.
저는 종종 '엄마가 나한테 좀 더 뻔뻔하게 굴고, 더 많이 요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엄마, 자랑해! 100번 자랑 해야해? 우리 사위가 줬다고. 알겠지?"
"100번이나? 알겠어!"
*
남편은 제가 어떤 날을 챙기려고 고민할 때마다 말합니다.
"특별한 날 이벤트 말고, 그냥 평소에 잘 하자."
늘 하는 말이지만 들을 때마다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특별한 날의 이벤트'보단 '별 일 없는 어느 날의 기분 좋은 일'에 더 행복감을 느끼니까요.
올 해도 행복한 5월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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