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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Day But Today/오늘 쓰는 어제 일기

[어제일기] 삶의 질이 달라지는 PMS(월경전증후군) (feat.프리페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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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경전증후군(PMS)

제게 작년은 호르몬과의 전쟁이라고 불러도 좋을 한 해였습니다.
초경 이후 지금까지 계속 달고 지내온 월경전증후군(PMS)이 제 삶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PMS는 제게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쓰러질정도로 심한건 아니지만, PMS에 10가지 증상이 있다면 8-9개 증상이 늘 따라 붙었습니다. 
두통 중에서도 편두통이 찾아오는 날이 잦았습니다.
때문에 밝은 빛과 큰 소리에 특히 예민하고 눈물날정도로 신경질이 나곤합니다.
가슴이 아프고, 근육통이 오고, 아랫배가 뭉근하게 아픕니다.
변비가 찾아오고, 화장실 갈 때마다 갈퀴로 긁어 내장을 쏟고 자궁을 뽑아내는 기분이예요.
종종 어지럽거나 현기증 때문에 걷기가 싫고, 걸어도 빨리 지치고, 먹고 토할 것 같지만 음식을 찾습니다.
주먹 쥘 때 뻐근한 느낌이 들고 종아리가 아려오면 손발이 부었구나 싶고요.
침대 위에 있으면 약 먹고 잠만 자고, 그럴 수 없는 날이면 못내 움직이면서 서럽고 생각의 늪에 허우적거립니다.
신체적인 증상만이라면 그래도 참을만 합니다. 어쨌든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지니까.
하지만 매번 찾아오는 부정적인 생각과 짜증, 별일 아닌게 확실한데도 치밀어오르는 화는 정말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멘탈이 약하고, 시기질투가 강해 짜증이 많고, 무기력하며, 쉽게 화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안그래도 대인관계에 약한 편인데, 사람과 마주칠까 덜컥 겁부터 나니까요.
내가 인지하고 주의하고 있으면 실수하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지나고 생각하면 꼭 그렇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같은 사람에게도 무던하고 친절하게 대하다가 어느 날엔 예민하고 까칠하게 대하는...
이중인격스러운 면은 스스로도 정말 어이가 없다니까요.
맹세컨데, 일부러 그러지 않았어요. 진심으로,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 Why?

왜 새삼스럽게 월경전증후군(PMS)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는가!
일단, 문제라고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태까지는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PMS에 남편까지 고통받고 있었더라구요.
저는 20대 후반에 결혼해서 올해 10년차 부부입니다.
여전히 남편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신혼 초부터 남편은 제 월경주기는 귀신같이 꿰고 있었습니다.
날짜를 세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꿰고 있었나,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한 문제였습니다.
저의 지랄강도로 판단하는거였더라구요. (ㅎㅎㅎ)
남편이 예리한 편이기는 하지만, 제 신체반응이 눈이 보일정도라면...
피해자는 저 뿐이 아니었던 것이죠.
PMS를 겪는 저의 히스테리를 남편이라는 죄로...(ㅠㅠ..) 다 감당하고 있었던 것.
하... 이 사실을 처음 깊게 깨달았을 때는 진짜 속상해서 눈물이 다 났습니다.
심지어 3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배란일 근처에도 PMS 증상을 인지하게 됐습니다.
진짜 너무하지 않은가요!! 한달 중에 약 3주를 PMS에 시달리고 있는 거예요.
한달에 멀쩡한 날이 !! 손으로 꼽아진다니 !!
하.. 나 너무 불쌍해. 내 남편은 더 불쌍해.. 어떡해..
그래서 이 PMS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혹시나 있지 않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서게 됐습니다.
 

* PMS 완화시키기

PMS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1. 건강한 생활 유지

식단 관리를 하고, 카페인과 당을 줄이고,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 전 대체로 저렇게 생활하는데 큰 도움은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적당한 식단 관리와 꾸준한 운동, 대체로 잘 자는 게 저의 큰 장점이거든요.
이게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다음은 약이나 주사를 알아봐야합니다.

2. 경구피임약 복용

피임약의 주 용도는 피임이죠. 자궁내벽을 얇게 해서 착상이 잘 안되게 하는 원리입니다.
생리전증후군은 생리를 안하면 사라지겠죠.
확실한 효과를 위해 산부인과를 찾았고,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습니다.
정확히 2주가 지나자 그때부터 계속 부정출혈이 생기더라구요..
부정출혈만 있으면 괜찮은데 배가 너무 아팠어요. 아니 그냥 월경을 하더라구요..
2주만에 또!! 생리를 하는데 얼마나 아프고 짜증이 나게요! (씁씁후후..)
PMS 증상을 억제하고자 찾은 피임약인데, 피임효과는 확실할지 몰라도 아직 안 온 PMS를 끌고와 겪는 느낌이랄까요.
약 복용을 중단하고 일주일정도 지나니 출혈이 멎었고, 저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남편에게 도망가라고 친절히 카톡까지 했어요. ㅎㅎㅎ

3. 피임시술 고려

우리 부부는 자녀 계획이 없으니까 큰 고민 없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PMS에 도움이 되는 약을 모두 찾아보니 대체로 생리를 안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팔뚝에 삽입하는 임플라논과 자궁내에 장치를 심는 루프, 미레나 같은 시술에 도달했습니다.
치료하는 시스템은 모두 같은데, 황체 호르몬을 방출해서 자궁내막을 얇게하는 것입니다.
이 시술들의 부작용이 생리가 끊기는 것이라는데 너무나 매혹적인 부작용이었습니다..(!!)
바로 산부인과로 뛰어갈 뻔했어요. (ㅋㅋ)
하지만 저는 산부인과에서 처방해준 호르몬에 포함된 피임약을 복용해본 경험상,
부정출혈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PMS 피하려고 한달 내내 생리할 자신은 없었어요. 부정출혈 좀 아파요..(ㅠㅠ)

4. 프리페민정으로 정착


검색하고 검색하다 도달한 것이 지금은 정착한 프리페민 정입니다.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한 통에 3개월치의 약이 들어있습니다.
저는 2번째 구매해서 이제 6개월째에 접어들었습니다.
프리페민정은 PMS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의 치료와 생리불순의 개선을 위한 약이라고 쓰여있습니다.
피임..은 안되는건지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부정출혈을 각오하고 복용했는데, 특별한 부작용없이 복용하고 있습니다.
생약성분이라더니 몸에 부담이 덜한가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프리페민정을 복용하고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우선 신체적인증상으로는 편두통의 빈도가 확연히 줄었어요.
매달 찾아오전 편두통이 3,4개월에 한두번으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화장실 갈 때의 고통이 꽤 많이 줄었습니다.
전이 100이었다면, 지금은 한.. 60정도?
그리고 정신적인 고통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다른 후기들을 찾아봐도 정신적인 증상 완화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이 효과가 있다고 인증했거든요.
무작정 찾아오던 불안과 의미없는 후회가 스스로 문제가 있다기보다
PMS의 영향이라는 걸 확실히 알게됐습니다.
 
*
PMS에 대해 공부하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선 다음에야 깨닫는 것이 많았습니다.

문제라는 것을 깨달아야 비로소 해결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PMS는 지금까지 뚜렷한 해결책이 없기도 했지만, 생리하는 여성이라면 계속 달고 사는 트러블이다보니 PMS가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걸 잘 모릅니다.
하지만 어쩌면 해결하고자 하면 나름의 해결책이 찾아질지도 모릅니다.
미리부터 포기하지 마세요.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PMS를 겪는 여성들 중 10이면 8,9가 신체적인 증상보다 정신적인 증상이 더 괴롭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의 경우는 그랬어요.
이 정신적인 증상은 약만 먹으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충분한 문제의식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른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냥 약만 먹고 가만히 있으면 정신적 증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 기분을 차근히 살피는데 온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지금 이 기분이 PMS 증상인지, 그냥 나의 지랄인지 구분하고자 하면 약이 도움이 됩니다. (ㅎㅎ)
화가 날 상황이라서 화가 나는건지, 별 일 아닌데 PMS가 또 눈치없이 나대는건지 구분하고자 하면
미친듯이 치솟던 화도 '잠깐 기다려봐'가 되더군요. ㅎㅎ

행복하고 싶다.

행복하려면 먼저 제가 제정신이어야 하고, 제 주변인도 행복해야 합니다.
저는 제 옆의 사람에게는 더 좋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런데 PMS를 방치하면 나 스스로 괴로울 뿐 아니라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피해를 봅니다.
남편이 저와 함께 마른 하늘에 PMS를 겪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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