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댁 어른 중 남편의 이모님 칠순생신이었습니다.
이모님의 칠순생신을 축하해드리고 싶어서
시어머니랑 남편이 가족들에게 연락해
함께 식사하는 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모님은 결혼도 안하셨고, 자녀도 없습니다.
식사 후 잠시간 갖는 티타임시간에 자연스레 저희의 근황얘기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안부와 아이가 없다는 이슈도요.
남편이 말했습니다.
"저희는 아이를 가지지 않기로 했으니까요."
그러던 와중에 이모님이 저희에게 질문하셨습니다.
"너희는 애가 없어도 후회하지 않겠니?"
"저희가 결혼한 지 10년 됐는데, 지금까지 후회한 적은 없어요.
그런데 앞으로의 일은 모르는거니까요.. 솔직히 더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
이모님께 되물었습니다.
"이모님은 어떠셨어요, 칠순까지 살아보셨잖아요. 결혼 안한걸, 자녀 없이 지내시는 걸 후회하진 않으셨어요?"
이모님이 단박에 대답하셨습니다.
"아니, 난 그런적 없어. 애들 있는 사람이 부러운 적이 없었거든."
"저희 주변인들은 자녀가 갓난아이부터 고등학생, 20대 후반인 자녀까지 있는데, 아직까지 아이가 부러운 적이 없었어요."
"그럼 괜찮을거야."
*
스키장에 가기 위해 예약해 둔 차시간이 다가와 저희는 먼저 일어나 나왔습니다.
나오는 길에 이모님의 말이 자꾸 맴돌았습니다.
진심이셨을지, 아니면 그냥 후회하지 않는다 말하는건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렇든 저렇든 별로 상관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칠순을 사신 어른이 자신이 한 인생의 결정에 후회하지 않는대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멋진 것 같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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